앨범 결산과 마찬가지로, 해당 결산 또한 필자 김산하, 필자 염철현, 필자 조경준, 총 세 명의 필자가 참여했습니다.

2022년 1월 1일~2022년 12월 31일 까지 발매 앨범 기준, 필자 개인별 30곡의 트랙을 선정 후, 내부 회의를 통해 최종 30곡을 추렸습니다. 필자 개인별 선정 리스트는 글 하단에 첨부하겠습니다.

 

웨이체드(Way Ched) – 시가지 (Feat. unofficialboyy, gamma) (01/11)

필자 김산하

 

수많은 영혼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 서울. 그 삭막하고도 분주한 도시를 보며, 웨이체드의 담백한 비트 위에 언오피셜보이가 노래하는 한강 View 고층 빌딩이 가지는 의미. (사실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필자가 지방에 살아서 그런 걸지도.)

 

‘Lotta souls live in city Seoul city dreamin’ 수많은 영혼들이 살아가는 도시 서울, 이 도시는 꿈을 꾼다. (또는 각자의 꿈이 모이는 도시 등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자매’는 과거 MBC 예능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서울’이란 도시의 이름이 주는 느낌에 매료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영혼을 뜻하는 영단어 Soul과 발음이 비슷하기에) 수많은 영혼, 수많은 삶의 의지, 성공의 의지가 밀집되는 서울이란 도시에서 한강 View 고층 빌딩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물질적 성공 그 이상을 넘어선 노력으로 이뤄낸 성취에 대한 벅차오름일 것이다. 랩에 대한 재능 하나만 갖고 있던 어린 소년이 음악가로 성공하게 되면서 (‘이 랩이 가난한 예술가 앞에 가난을 떼’) 겪는 여러 상황들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소년이 청년이 되어가면서 변하게 되는 것들(‘청춘은 타 잿더미로만 남아 미련한 미련 따위 비운 채 더 밟아 가’)도 있었을 것이다. 씁쓸한 기억과 경험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오피셜보이는 그 모든 것들을 음악과 가사로만 남기고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지금을 기억해 현재는 과거로 가까워져 미래가 닿음을 느껴 나는’).

 

각자가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겠지만, 발전을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의지만은 너무나 또렷하게 느껴진다. 

‘Lotta souls live in city Seoul city dreamin. 한강 View 고층 빌딩이 가지는 의미’

에픽 하이 (Epik High) – 가족관계증명서 (Feat. 김필) (02/14)

필자 조경준

 

에픽 하이(Epik High)의 음악은 여덟 번째 정규앨범 [신발장]부터 샘플링 기반의 사운드를 줄이고 리얼 세션 연주의 비중을 늘리며 음악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깊어졌다. 에픽 하이(Epik High)의 열 번째 정규앨범 [Epik High Is Here 下]의 11번 트랙 ‘가족관계증명서’는 이러한 에픽 하이(Epik High)의 음악적 변화가 잘 느껴지는 트랙인 동시에 무르익은 성숙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트랙이었다.

 

타블로(Tablo)와 미쓰라 진(Mithra Jin)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지금,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가족들은 떨어지고 붙기도 하며 새로운 가족이 생기기도 하고, 다시는 보지 못할 가슴 아픈 이별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당연한 변화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변하는 관계 속 변하지 않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엄청 씁쓸하기도 하다. 타블로(Tablo)와 미쓰라 진(Mithra Jin)은 힘을 빼고 덤덤하게 랩을 이어가는데, 이러한 가족 관계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간다. 이 먹먹한 감정은 김필(Kim Feel)이 부른 훅에서 터지며 번져나간다. 또한 비트는 드럼을 비롯한 악기를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미니멀하게 구성되어 씁쓸한 감정의 여운을 만들어내었다.

 

이 트랙이 끝난 후, 한참 동안 지나간 세월 속 내 가족 관계의 변화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정한 가족관계란 무엇일까? 이게 이 트랙이 기억 속에 남고, 가슴 속에 깊이 박히는 이유이다. 

오이글리(oygli), PUFF DAEHEE(퍼프대희), 어글리덕(Ugly Duck), 팔로알토 (Paloalto) – 거리로 (02/20)

필자 김산하

 

지역 활성화를 위한 용산구의 프로젝트, <I.T.W TOWN ON TV>와 함께 제작된 프로젝트 음원. 활기넘치던 이태원을 그리워하는 네 명의 래퍼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멋진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오이글리, 어글리덕, 팔로알토로 이어지는 랩 퍼포먼스는 신예의 프레시함으로 시작해 베테랑의 연륜을 느낄 수 있게끔 일부러 구성한 것 같이 느껴진다. 오이글리의 까칠하고 건조한 톤으로 내뱉는 특유의 독특한 딕션, 박자에 음절을 구겨넣으면서도 묘한 엇박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어글리덕의 리듬감 모두 트랙의 감칠맛을 더하지만, 필자에게 가장 청각적 쾌감을 주는 것은 역시 베테랑 팔로알토의 벌스이다. 풍부한 배음이 담긴 그의 목소리톤은 언제나 또렷한 발음을 들려주면서도 가볍지 않은 묵직한 소리로 랩의 타격감을 더한다. 화려한 스킬을 자랑하는 랩이 아닌 기본과 정석에 충실한 랩이지만 힙합을 삶으로 살아가는 그의 진솔함이 느껴지기에 절대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밖으로 나와 섞이면 알아 네가 글로 배운게 얼마나 유치한지 말이야) 대한민국에서 힙합 문화는 인터넷과 쇼미더머니에 뿌리내린 기형적인 문화라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팔로알토는 진정한 힙합의 멋은 거리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친구들을 만든 장소 멋진 DJ들이 내게 줬던 감동) 이 문화는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닌 존중과 사랑,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우리의 삶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짧은 가사 안에 담아내고 있다. (우린 돈보다 존중을 첫 번째로) 단순해보이지만 힙합 문화에 대한 팔로알토의 사랑이 엿보이는 가사이다.

 

코로나 이후 또 한 번 너무나도 슬픈 일이 이태원을 덮쳤지만, 여전히 내 기억 속에는 눈 내리던 멋진 이태원 거리의 생동감이 담겨있다. TV에서 접할 수 없는 진짜배기 힙합이 다시금 이태원 거리에 울려퍼질 날을 기대한다. 

‘생동한 순간은 다 이 거리에서 방송서 볼 수 없는 재미 여기에서’

키츠요지(kitsyojii) – 과거는 갔고 미래는 몰라 2 (Feat. 쿤타, 보이비) (02/24)

필자 염철현

 

2014년 개코가 발매한 동명의 트랙을 오마주한 곡으로, 원곡에서는 사회적인 관점도 어느 정도 담고 있는 것에 비해, 키츠요지의 트랙은 철저하게 개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힘들었던 과거를 지나 현재에는 빛을 봤고, 미래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곡의 주제가 세 사람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기나긴 무명 생활 혹은 과소평가 받던 시절을 지난 후, 쇼미더머니 출연이 그들에게 전환점이 되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키츠요지의 벌스는 치열한 삶을 통해 얻어낸 현재의 성취를 나타내지만, ‘좀 벌었어도 여전히 내 아메 값은 최저’라 말하며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음을 말한다. 길었던 무명 생활, 디스 이슈, 쇼미더머니 출연 등 그간 거쳐온 일들은 수많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현재의 결과이며, 미래를 위해서 뭐가 최선인지 모르지만, 결국 과거, 현재, 미래의 선택 모두 자신의 몫임을 표현한다.

 

보이비의 벌스 또한 인상적인데, ‘사지방 컴으로 처음 들었던 REDINGRAY/최자 개코 형 둘의 오피셜한 son now’ 등의 가사로 원곡자인 개코, 개코의 팀인 다이나믹 듀오를 향한 리스펙을 표현함과 동시에, 본인이 얻은 성과를 드러낸다.

 

쿤타의 훅은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켜준다. 언뜻 듣기에는 엇나간 듯한 음정이, 불안했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알 수 없는 미래를 암시하는 듯 느껴진다.

김태균(TAKEWON) – Won (03/20)

필자 염철현

누군가는 갑작스러운 변화라며 낯설게 느낄지 몰라도, 김태균은 이전부터도 계속해서 음악을 통해서 예술과 돈 사이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드러냈다. ‘녹색이념’, ‘상업예술’과 같은 앨범 제목 또한, 한쪽에 완벽하게 치우쳐 있지 못 한 행태였다. ‘전부 내 음악 안에 담는 담금질을 끝낸 뒤 얻은 작은 깨달음 하나/내가 변하기 전까진 이 삶은 안 변해’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 그간의 작품에서 드러난 혼란 뒤에, 비로소 답을 찾았을 뿐이다. 절대로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릴보이와의 합작 ‘Good time for the team’에서도 돈과 성공에 관한 가사가 즐비했었기에, 이러한 변화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이들도 소수나마 존재했을 것이다.

 

삶 전체를 통해 하나의 서사를 드러내고자 하는 예술가적 기질이 드러나는 트랙이었으며, 이어지는 쇼미더머니 11 도전 또한 그러한 서사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권기백 – 태진아 (Feat. Mopsycho, Hira) (03/26)

필자 조경준

 

권기백(Kwon Ki Baek)은 2021년 [보라타운 Mixtape]으로 정식적으로 데뷔한 이후, 2년 동안 수많은 앨범과 트랙들을 발표하였는데, 지훵크, 멤피스, 트랩, 더리 사우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일정한 완성도 이상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인상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EP도 믹스테잎도 정규도 아닌 ‘The Underground Harcore Tape’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예고하며 발표한 두 번째 작품 [Dirty South Korean]의 수록곡 ’태진아‘는 앨범의 테마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자 동시에 권기백(Kwon Ki Baek)의 음악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2010년대 더리 사우스 스타일의 비트를 찍은 시그 사우어($ig $auer)의 프로듀싱도 인상적이지만 각자 다른 스타일로 날 것의 랩을 보여주는 세 명의 패기 넘치는 퍼포먼스는 각자의 개성도 살아있으면서 에너지가 그대로 웅축되어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벌스가 끝난 이후, 비트 드랍이 시작되면서 캐치한 훅으로 이어지는데, 비트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간단하고 단순한 구성의 훅은 중독성이 있고, 벌스의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간다. 이 트랙이 올해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완성도 높은 트랙이었고, 수많은 공연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떼창은 이를 증명한다. 패기와 용기만으로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패기와 용기가 높은 완성도의 음악과 만나면 그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권기백(Kwon Ki Baek)은 또 하나의 킬링 트랙을 만들며 다시 증명했다.

다민이(DAMINI) – DOG OR CHICK 3 (03/29)

필자 염철현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탓에 빽빽한 가사 속에 너무나도 많은 말들을 담고 있으며, 본인만의 독특한 톤과 발음으로 빠르게 내뱉고 있다. 그 안에는 수많은 오마주와 함께 클리셰 가득한 구절들이 담겨있는데, 수유리라는 본인의 출신을 언급하는 점 또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i rap but female 최고이자 최악 조건’이라는 가사는 많은 것을 나타낸다. ‘힙합한다는 계집애 방탕해지래 줄줄이 달아줄게 지 밑에 딸리래’라며 외설적인 것을 상품화하는 특정 대상을 언급하기도 하며, ‘x거지꼴로 다니니 maybee u think im broke’라며 본인은 외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도 이 씬에서 여성은 소수이며, 그중 대다수는 본인의 캐릭터 구축에 힘을 쓰는 와중에, ‘늘 랩이 내 본론’이라거나, ‘난 싫어 내 개성 너도 그래 알겠어’와 같이 표현되는 다민이의 태도는 충분히 본받을만한 지점이다.

 

여성성을 드러낸 라인 중 가장 센스 있었던 건, ‘한국힙합에 230짜리 족적’이라는 가사일 것이다. 씬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냄과 동시에, 230이라는 사이즈는 다소 작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는 거만과 겸손을 동시에 드러내는 표현이었다.

Lil Moshpit – Yooooo (Feat. 키드밀리, sokodomo, Polodared) (04/01)

필자 조경준

 

그루비룸(GroovyRoom)은 힙합을 기반으로 팝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힙합의 멋을 그대로 가져가며, 대중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운드를 만들어왔다. 그렇기에 그루비룸(GroovyRoom)은 대중과 매니아 모두를 사로잡으며 국내에서 독보적인 프로듀서로 거듭난다.

 

그루비룸(GroovyRoom)의 반쪽 휘민(Hwimin)의 개인 프로젝트 릴 모쉬핏(Lil Moshpit)의 첫 번째 정규앨범 [AAA]의 타이틀곡 ‘Yooooo’에서도 역시 그루비룸(GroovyRoom) 활동에서 돋보였던 장점들이 그대로 잘 녹아있다. ‘Yooooo’는 전체적으로 그루비룸(GroovyRoom)보다 더 힙합적인 색이 강한데, 그 속에서도 익숙한 사운드 구성과 캐치한 멜로디 라인을 뒤에 깔아두어 대중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음악이 탄생하였다.

 

또한 이 트랙에서 릴 모쉬핏(Lil Moshpit)은 현재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유행하고 있는 트렌디한 힙합 사운드를 적극 차용하였으며, 각자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을 피쳐링으로 활용하여 이 트랙이 가진 색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냈다. 여기서 릴 모쉬핏(Lil Moshipit)은 각 아티스트들의 랩이 돋보이도록 센스 있게 조율한 프로듀싱을 선보이는데, 릴 모쉬핏(Lil Moshpit)의 역량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장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강렬하고 인상적이면서도 귀에 쫓히는 힙합 트랙이 완성되었다.

차메인(Chamane) – 가 임마 (04/08)

필자 김산하

 

차메인의 정규 4집 [26]의 2번 트랙. 2분 30초의 짧은 시간동안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차메인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성공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달려가는 태도에 대해서 짧은 시간 동안 화끈한 단어들로 표현하고 있다. 차메인은 현실이 쉽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복할 것이 많다고 말한다. (시작돼 버린 내 하루 더 빡시게 가지 갱신해버려 매 Round) 그러나 현실이 주는 압박감에 굴복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이를 극복해왔다고 말한다. (ChaMane은 계속해 더 올라 수면 위로 다시 떠올라) 그러나 절대 만족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아직 더 노력할 것이 많다고 말한다. (뒤도 안 보고 더 달려 걍 Q 쓰고 박아 내 람머스) 직관적인 메시지이지만 빠른 속도의 랩이 주는 타격감, 그리고 같은 또래의 남자들이 공감하고 재미있어할만한 단어 선정이 좋다. 수미상관의 구조로 이루어진 가사 구성의 후반부에서 비트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뚱보(Ddungbo)’의 프로듀싱도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패기넘치던 소년에서 어느 덧 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 된 차메인. 허나 그가 표방하는 스탠스는 언제나 언더독이다. 이뤄낸 것보다 이뤄낼 것이 더 많다고 외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차메인을 응원하는 이유다. ‘간다면 가 임마 난 한다면 하지 걍 봐 임마’

Fleeky Bang – My Ninjas (04/15)

필자 김산하

 

‘쇼미더머니11’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아이돌들도 그의 시그니처 사운드 ‘갱갱갱’을 따라하고 있으니 대중에게 어필된게 맞다고 본다) 플리키뱅의 데뷔 싱글. 필자는 ‘류정란’ 채널에 올라왔던 ‘드릴 사이퍼’를 통해서 알게되었던 래퍼이다. 

 

처음 들을 때만해도 그저 드릴의 스테레오타입만을 가져왔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을수록 중독되는 특유의 톤과 박자감과 애드립,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필자의 생각을 바꿔주었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게 된 래퍼’ 쿠기’의 첫 등장 또한 릴펌의 카피캣이라는 평이 많았음을 생각하면 플리키뱅 또한 발전과 재평가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My Ninjas’는 플리키뱅의 첫 작업물이기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정제된 느낌이 들거나 자신만의 가사가 두드러지는 면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드릴의 거친 매력은 나름대로 살벌한 가사를 사용함을 통해서 충분히 드러난다. (나한테 시비 건 애들을 다 smack shit / 니 허릴 꺾어 마치 킷 캣)

 

누군가에게 있어 플리키뱅은 그저 외국 드릴래퍼들을 따라하는 카피캣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트렌디한 사운드를 빠르게 캐치하여 나름대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도를 하는 모습 또한 국내 힙합 씬에서 주목받고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23년에는 릴 모쉬핏과의 합작 드릴앨범이 예정되어있다고 하니 한 번 기대해보자. ‘YELLIN!!!’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 – 릴 이촌향도 (hood2seoul) (04/21)

필자 염철현

 

이촌향도 하는 자체가 수많은 지방 사람의 염원일 수 있지만, 래퍼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홍대, 이태원 등을 수놓은 수 많은 클럽과 공연장은, 아무래도 지방에 비해서 래퍼들이 돈 벌기 나은 환경일 수밖에 없다.

 

스윙스의 전화와 인디고뮤직 합류는, 그에게 있어서 이촌향도라는 꿈이 비로소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소똥 냄새 맡으면서 가로지르는 논밭’이 그의 현실이었지만, 가사에서도 말했듯 굳이 티를 내지는 않았다. ksmartboi라는 영어 예명을 통해서도 경산을 향한 애향심을 내비치는 와중에도, 음악으로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누가 더 가난한지 대결 중인 한국 힙합/볼 때마다 난 조용히 냈지 내 심장’이라고 할 만큼 본인의 가난을 드러내는 대신 본인의 진심이 담긴 음악을 만들던 그였지만, 레이블 입단이라는 성공의 한 챕터를 이뤄낸 뒤에야 늘어놓았기에, 이 곡의 서사가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노윤하 – Far Post (Feat. lobonabeat!) (Prod. Codec) (05/10)

필자 김산하

 

2021년 ‘고등래퍼4를 시작으로 힙합 씬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노윤하. 2022년에는 수퍼비가 개최한 ‘드랍 더 비트’의 우승자로 우뚝 섰고 뒤이어 ‘쇼미더머니11’에 출연해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생각보다 더 주목받지 못하는 감이 없지않아 있는 듯하지만, 그는 이제 루키를 넘어 탄탄한 실력을 증명한 힙합 씬의 초신성이다. 

 

‘Far Post’는 ‘마인필드(Minefield)’ 입단을 알리는 선공개 싱글로써 발매 되었으며, 그의 첫 EP ‘Skip Bottom’에 동시에 수록되었다. 코덱(Codec)이 프로듀싱한 통통튀는 비트 위에 쫄깃쫄깃한 랩이 돋보이는 트랙. 단물이 빠지지않는 찰진 풍선껌을 하루종일 씹는 기분이다. 트랩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랍온어비트(lobonabeat!)까지 피처링을 더하니 듣는 재미는 두 배 세 배가 된다. 노윤하의 랩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박자의 속도를 변칙적으로 조절하는 데에서 오는 독특한 리듬감이다. (다 그래 원래 못 믿어 절대 눌러 네 콧대 바퀴벌레/같은 놈이지 난 보여도 못 잡아 네 머리 위에 기어갈지도 Look around) 박자와 함께 라이밍도 유연하게 전환하는 그의 센스는 독보적이다. 다른 래퍼들을 다 제쳐두고 노윤하의 랩을 듣는 이유이다.

 

방송 출연으로만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흡수하며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스타일로 점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뭔가 사촌동생이 어린 나이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2023년에도 멋진 퍼포먼스를 기대해본다. ‘늦으면 어때 조금 wait again and again 계속해서 때려’

서울 하이퍼 대학교 (Seoul Hyper University) (chilloud , Lil kirby , Lil Kintexx , Yaon , Qka , MaxOTT) – Night! Night! (07/11)

필자 조경준

 

2021년과 22년, 하이퍼팝을 장르로 내세운 아티스트들은 저마다 각자의 개성을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은 해였다. 각자 저마다의 개성을 무기로 활발한 활동과 교류를 이뤄가던 와중 서로 간의 큰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서울 하이퍼 대학교’라는 이름 아래로 하나로 뭉쳤다. 서울 하이퍼 대학교(Seoul Hyper Univercity)의 첫 출사표를 던지는 트랙 ‘Night! Night!’은 하이퍼팝이라는 장르를 표방했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였던 만큼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한다. BPM이 빠르고 화려한 사운드 효과들로 인해 화려한 느낌을 갖는 장르임에도, 각 멤버들의 파트에 맞는 편곡을 구성하여 모든 참여 뮤지션들의 개성은 뚜렷이 잘 드러난다. 또한 트랙 내 벌스 배치도 비슷한 색의 아티스트들을 떨어트리고, 서로 다른 톤을 가진 아티스트들은 연속적으로 배치함으로서 곡이 루즈해질 수 방향을 피하며, 매 순간 몰입도를 올려준다.

 

비록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서울 하이퍼 대학교(Seoul Hyper Univercity)의 움직임은 크게 주춤하였으나, 주목받던 신예 뮤지션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멋진 움직임을 기획하고, 납득이 가능한 작업물로 그에 대한 인상적인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은 이 트랙이 강렬한 인상에 남은 이유이다.

Polodared – DDC & Me (07/15)

필자 염철현

 

드릴 장르는 단조롭다는 평가를 벗어나기 위해서, 다양한 샘플링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 나가는 움직임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 뉴욕의 브롱스 지역에서 그런 움직임이 활발히 보이며, 이는 브롱스 드릴의 특징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해당 트랙은 마찬가지로 그러한 시도를 위해서, 동시에 본인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돕보이즈(Dope Boyz)의 TDC & Me를 샘플링하였다. 이러한 샘플링은 지역의 선배 뮤지션, 돕보이즈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냄과 동시에, 곡에 담긴 메시지의 타당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작용하였다.

 

드릴 장르의 특성상 사운드적으로는 거칠지만, 해당 곡은 언어적으로는 이전 곡들에 비해 훨씬 부드럽다 할 수 있다. 그간 거칠어 보이는 폴로다레드의 캐릭터에서 상당 부분 탈피한 모습이다. 특히 거리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동시에 어른스러운 면이 돋보이는 가사들은, 앞으로 그가 리릭시스트로서도 얼마나 주목 받을 수 있을지 기대하게 해준다.

VEKOEL(베코엘) – 오색찬란 (07/26)

필자 염철현

 

필자가 베코엘을 주목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가사에서 드러나는 참신한 표현이다.

 

싱-랩을 잘하는 인물들은 특정한 단어나 문장이 내는 발음, 그 발음이 입 밖으로 나오면서 어떠한 높낮이를 갖출 때 자연스럽게 들리는지 연구하는 인물들이 싱-랩을 잘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싱-랩의 초보자들은 의성어들을 활용하며 리듬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은 훅만 하더라도 끝의 다섯 글자를 비슷한 자모음을 형성하며 말이 되는 문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도 영어가 아닌 한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 또한, 높이 살만한 태도이다.

 

해당 곡에서 가장 센스가 두드러지는 부분은 ‘탄내가 날 가둬도 빛같이 탈옥해’라는 표현인데,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을 완전히 태워버리기 위해서는 800℃ 정도의 열을 가해야 한다. 그것보다 낮은 온도로는, 닦아내면 다시 빛이 난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석과 같은 존재임을 나타내며, 이어지는 트랙인 ‘가스라이팅’과도 연결하는 훌륭한 전개이기도 하다. 

JP – bills (Feat. 쿤디판다) (08/28)

필자 조경준

 

제이피(JP)는 소코도모(Sokodomo)와 함께 한 싱글 ‘S N O W’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차세대 MC 겸 프로듀서로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피쳐링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힙합 플랫폼 ‘바운드(Baund)’의 지원에 힘입어 3년 만에 솔로 싱글 ‘Bills’를 발표한다. ‘Bills’는 탄탄한 프로덕션이 줄 수 있는 청각적 쾌감을 그대로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비앙(Viann)의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날카롭고 신선한 프로덕션 위에 제이피(JP)와 피쳐링 아티스트로 참여한 쿤디 판다(Khundi Panda)는 정교하고 섬세하게 잘 짜인 랩을 올리며 청각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탄탄하게 받쳐진 프로덕션 위에 탄탄한 라이밍과 플로우로 잘 짜여진 랩이 올라갔을 때 드럼과 라임이 맞물리며 느껴지는 쾌감을 제대로 선보인다.

 

비앙(Viann)의 프로듀싱은 기존 비앙(Viann) 음악의 프로듀싱처럼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펙터와 사운드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매 순간 변칙적인 리듬을 만들어내어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낸다. 비앙(Viann)이 만들어낸 긴장감은 제이피(JP)와 쿤디 판다(Khundi Panda)의 정교하게 잘 짜여진 랩 디자인이 더해지며 더욱 고조된다. ‘Bills’에서 라임을 촘촘하게 배치하며 타이트하게 이어나간 쿤디 판다(Khundi Panda)의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었지만, 제일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이 트랙의 주인공인 제이피(JP)의 퍼포먼스였다. 제이피(JP)는 벌스 내내 타이트하게 랩을 꽉 채우지만 동시에 레이드 백을 적극 활용하며 박자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가져간다. 아직 앨범 하나 발매되지 않았지만 제이피(JP)가 가진 가치는 이 한 트랙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제이피(JP)의 행보를 기대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Blase(블라세), Chillin Homie – Jet Lag (08/31)

필자 김산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블라세(Blase)’와 ‘칠린호미(Chillin Homie)’가 트렌드의 최 전선에 설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래퍼들이 트렌드의 키를 쥐고 씬을 새롭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힙합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하우스 장르를 새로운 무기로 장착한 블라세와 칠린호미가 합작 EP ‘A-Team’으로 뭉쳤다. 4곡의 작은 볼륨이지만, 장르의 매력을 잘 살린 비트 위에 단단하게 댐핑을 튕기는 블라세와 칠린 호미의 랩으로 꽉 차 있어 부실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타이틀 곡인 ‘Jet Lag’은 리드미컬한 비트 위에(블라세, 칠린 호미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비트라는 점에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담긴 순애보(여기서 2차 충격)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블라세와 칠린 호미가 현재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랩에서 느껴지는 영국 힙합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발음과 타격감이다. 칠린 호미는 해외 래퍼들의 가사와 인터뷰를 계속해서 참고하고 연구하며 영어로 가사를 쓰고 랩을 하는 노력을 해왔으며(이는 ‘뉴챔프’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언급하였던 부분이다),  블라세 또한 그라임과 드릴 장르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영국 래퍼들의 딕션을 많이 참고한 것을 엿볼 수 있다. 힙합의 트렌드는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먼저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발빠르게 가져오기 위한 시도를 그저 카피캣이라는 단어 하나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Jet Lag은 자신들의 음악을 더 트렌디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블라세와 칠린호미의 치열한 노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Jet lag 너를 lost in the city girl drop the location 넌 어디 다른시차에’

지코 (Zico) – 새삥 (Feat. 호미들) (09/06)

필자 조경준

 

지코(Zico)라는 뮤지션은 힙합 씬을 대표하는 MC 겸 프로듀서이기 이전에 대중들의 취향을 캐치할 줄 아는 아티스트였으며, 동시에 아이돌 그룹 블락비(Block B)의 멤버였다. 스트릿 댄서들을 소재로 하여 제작된 엠넷의 음악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의 사운드 트랙 중 한 곡인 ‘새삥’에서는 이러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지코(Zico)의 장점들이 그대로 잘 드러난다. 대부분의 ‘스트릿 맨 파이터’의 사운드 트랙 음원들은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춤을 추기 위한 브레이크가 있으며, MC들의 벌스는 실력을 과시하기보단 간단하고 캐치하게 가져간다.

 

하지만 지코(Zico)의 ‘새삥’은 다르다. 다른 음원들과 다르게 브레이크는 존재하지 않으며, 랩으로 꽉 차 있다. 지코(Zico)는 이 트랙 위에서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MC로서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내며 스웩을 맘껏 뽐낸다. 그러면서도 댄스를 위한 트랙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탄탄하고 개성을 드러내던 랩과 반대로 훅은 가볍고 캐치하게 가져가며, 벌스 부분은 상당히 빡세게, 훅 부분은 상당히 리드미컬하고 여유롭게 풀어가며 별도의 브레이크 파트가 없어도 댄서들이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피쳐링 진으로 호미들(Homies)을 섭외하였는데, 호미들(Homies)은 가난에서 벗어나 성공을 누리며 대세 중의 대세로 거듭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이 트랙이 가진 가치를 잘 보여준다.

 

지코(Zico)는 ‘새삥’을 통해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멋을 보여줌과 동시에 댄서블하면서도 캐치한 중독성 있는 훅을 선보이며 대중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을 잘 보여주었다. 이것이 이 트랙이 올해 눈에 제일 띄었던 이유일 것이고, 지코(Zico)가 대중과 매니아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nineorzero(나인올제로) – Nice Shot (feat. Dbo) (09/14)

필자 염철현

 

가벼운 비트 위에서 냉소적인 어조의 벌스를 뱉는데, 다른 래퍼들과 비교하며 본인의 음악이 우월함을 뽐내는 스웨깅(ㅈ구린 앨범에 끼워 팔아 니 스티커/난 너네 음악을 들으면 썩을 거 같아 귀가), 그와 동시에 누구처럼 약에 찌들어 살지 않음을 드러내는 (내 주머니엔 구겨진 처방전 and that’s 합법/비타오백 젤리 보충해 에너지) 가사들이 인상적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디보의 가사 또한 나인올제로와 같은 뜻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난 진짜 달라 걍 종 자체 달라/난 진짜 달라 태도 자체가 달라’라는 말을 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레이지라는 장르를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시도한 것도 디보 본인이며, 후배 뮤지션들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 또한 아끼지 않고 있다. 

 

해당 트랙의 폭발력은 라이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작년 한 해 나인올제로는 여러 공연과 클럽 파티에서 해당 곡을 선보였으며, 작은 체구에 통통 튀는 몸짓과 함께 냉소적인 벌스를 뱉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

Chaboom(차붐), Leebido – 유니더스 (09/01)

필자 김산하

 

필자와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을 위해 먼저 설명하고 가자면, 유니더스는 콘돔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너무 당황하지는 말자). LBNC(레이백앤칠 Lay Back N Chill) 레이블을 이끄는 수장 ‘차붐(Chaboom)’과 소속 아티스트 ‘리비도(Leebido)’의 합작 앨범 시리즈 ‘HOT STUFF’가 벌써 3번째 시리즈를 맞이했다. 서로 이미지가 달라 ‘이 둘의 케미가 잘 맞을까?’싶은 우려가 있었지만 이게 웬 걸, 리비도의 하이톤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와 차붐의 능숙한 완급조절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흔한 원나잇스탠드 송이 될 수 있는 곡을 차붐의 간드러지는 가성을 시작해 끈적한 후렴으로 밑간한 뒤, 리비도의 재치넘치는 영화 제목 비유법으로 맛깔나게 토핑을 버무렸다. ‘구석까지 탐험해 쥬만지 찍어 단둘이’, ‘어둔 조명 위에 데생 그림자 마치 그레이 포개진 모양이 거의 50가지’, ‘사이사이 전부 알고 싶어 너의 점 개수까지 이건 이미테이션 게임 암호를 해독하지’ 등의 풍부한 비유들은 리비도의 깔끔한 비주얼과 함께 어우리지면서 ‘실제 경험담을 담은 것이 아닐까’라는 부러움까지 들게 만든다. 매 시리즈마다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는 차붐과 리비도의 합작 앨범 HOT STUFF. 이런 좋은 트랙들을 계속해서 들고 오니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인 당연지사다.

 

‘I need you, you need us. 지갑 속 유니더스’

바밍 타이거 (Balming Tiger) – 섹시느낌 (Feat. RM of BTS) (09/01)

필자 조경준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는 첫 등장부터 얼터너티브 케이팝을 표방하며, 국내에 없는 사운드, 캐릭터, 세계관, 음악을 표방하며 엄청난 기세로 성장해왔다. 2022년 발표한 싱글 ‘섹시느낌’은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가 현재 지향하고 있는 음악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 모든 부분이 담겨있는 트랙이다.

 

bj원진(bj wnjn), 이수호(Leesuho), 언싱커블(Unsinkable), 산얀(San Yawn)이 네 프로듀서가 깔아둔 세계 위에 bj원진(bj wnjn), 오메가 사피엔(omega sapien), 머드 더 스튜던트(Mudd The Student)이 세 아티스트는 농염하고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세 멤버는 가사적으로도 보컬적으로도 기존과 다른 스타일로 퍼포먼스를 하는데, 섹시함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각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다. 각자의 언어와 각자가 써오던 방식과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섹시함의 정의는 여러모로 신선함을 만들어낸다. 또한 각 멤버들의 벌스의 편곡을 아티스트의 모습에 투영하여 새로이 한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트랙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피쳐링으로 참여한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일 것이다. 한국뿐만 아닌 전 세계를 넘나들며 슈퍼스타가 된 알엠(RM)의 랩에 담긴 이유 있는 자신감과 여유는 섹시함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이 없어도 섹시하게만 다가왔고,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가 하고자 하는 섹시함에 대한 이야기에도 더 큰 힘을 실어준다.

 

또한 이 트랙의 프로듀싱에도 주목해야 하는데, 전체적인 트랙 구성, 사운드 디자인은 힙합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부분을 차용해 붙이며,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 스타일대로 새롭게 재해석했다. 장르에 제약이 없이 자유로이 넘나드는 모습은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가 다른 크루와 차별성을 갖는 이유이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는 2022년 제일 섹시한 트랙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음악적으로 섹시하였거나 섹시함을 어필했기 때문에 섹시한 것이 아닌, 그들의 행보에서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섹시함이다. 한계를 넘어 계속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은 23년에 발표될 컴필레이션 앨범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이먼 도미닉, 로꼬, 우원재, 쿠기(Coogie) – TTFU (09/19)

필자 김산하

 

AOMG의 올스타 미남 군단이 제대로 꽂아주는 클럽 뱅어. 말 그대로 ‘뜬금포’로 튀어나왔던 곡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들을수록 어떤 의도로 뭉쳤는지가 더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작년 6-7월 쯤 다같이 모여 아껴놓았던 비트를 서로 듣다가 ‘로꼬’가 가지고 비트에 다들 꽂혀서 뽑아낸 곡이라고 한다. (유튜브 ‘엘르코리아’ 인터뷰 참조). 여자들이 좋아하는 최애 래퍼들이 뭉쳐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최애 트랙을 뽑아 주었다. (물론 여자들도 좋아할 음악이다.) 특별히 진지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강렬한 후렴에 맞추어서 방 안이든 클럽이든 틀어놓고 미친듯이 뛰어놀며 즐기면 된다.

우원재, 쿠기, 로꼬, 사이먼 도미닉 모두 평소에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로 벌스들을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필자가 느끼기에 그 중에서도 은근히 이런 트랙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로꼬다. 차분하고 조용한 이미지에 깔끔한 딕션으로 들려주는 달달한 멜로디의 싱잉 랩에 익숙해서 그렇지, 쇼미1 시절을 생각하면 이 형님도 한 광기와 에너지 하시는 분이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니, 좋아하는 벌스를 입맛대로 마음껏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방법일 것이다.

 

‘Turn The Fxxk Up ayy 우린 party 해 좀 더 뛰어 씨X 정신 못 차리게’

한국사람 – 죄인 같은 내 모습 끝을 보내 (prod. 권기백) (09/21)

필자 염철현

 

권기백이 깔아 놓은 비트는, 굿에서 활용되는 무가(巫歌)가 떠오른다. 태평소를 활용한 동양적인 비트 위에서, 한국사람의 랩은 마치 접신한 무당이라도 된 것처럼 정신없이 몰아친다. 프로듀서로서의 권기백의 역량, 래퍼로서의 한국사람의 역량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곡이다.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세상 속에서, ‘황금이 아닌 것에는 관심이 없어’라 말하는 자신의 모습이 때로는 죄인 같은 모습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중요한 건 이걸 지속하는 심성’이라는 표현은, 음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꾸준해야지 된다는 조언과도 같이 들렸다. ‘나는 오늘도 방에서 기적을 위해서 기절’이라는 표현은 해당 앨범의 첫 트랙 ‘죽어왔던 내가 널 죽이는 음악’과도 연결되는 동시에,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음악가인지를 보여준다. 

unofficialboyy, 재지 문(Jazzy Moon) – 한국힙합 (Feat. 쿤디판다, 피타입) (10/01)

필자 염철현

 

‘한거라곤 행동 즉시 실행’이라는 도입부만으로 본인이 어떠한 태도로 임해왔는지, 지금 시대의 래퍼, 혹은 지망생들이 갖춰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딱 그 뿐인데 고작 이게 급훈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단 두 마디만으로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수준 높은 작사를 선보였다.

 

쿤디판다와 피타입의 피쳐링 벌스 또한, 지금 시대에 필요로 한 것, 부족한 것,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강조한다. ‘”왜 묻히는 음악 한대? 잘만 나와서 쇼미” 왜 그걸로 힙합 즐겨놓고 넌 더 안 들어보니?’라는 쿤디판다의 벌스와, ‘시를 잃은 게-시-판에 국힙 클래식 강추 씨디 몇십개씩 파네’라는 피타입의 벌스는 질책의 대상이 리스너에게 향해 있는 듯 느껴진다.

 

힙합이 죽었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현시점에서, 플레이어와 리스너 모두가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다. 언오피셜 보이의 벌스 도입부에 언급된, 너무나도 당연시되어야 할 태도, 쿤디판다가 언급한 랩에 있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요소, 그리고 특정 유명한 곡 뿐 아니라 다른 곡들까지 디깅하는 태도, 피타입이 지적하듯 ‘어쩌다 똑똑한 놈들 몇이 끌고 가’는 게시판 속 논쟁 속에서도 더욱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 나갈 수 있을 만큼의 이해도를 갖추는 것. 이런 것들이 수반되어야, 이들이 외치는 ‘한국힙합’이라는 단어의 가치가 폄하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현준 (Lee Hyun Jun) – White Lighter (10/15)

필자 조경준

 

이현준(Lee Hyun Jun)의 [변역 중 손실]은 가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인 앨범이었다. 그중 열한 번째 트랙 ‘White Lighter’는 앨범의 중심에서 앨범의 서사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변환점이 되는 트랙이다. 이전까지 감정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계속 고조되고 격양되어가는 흐름은 ’White Lighter’에 다다라서 터지고 가라앉는다. ‘White Lighter’는 앨범 내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트랙이다.

 

잔잔하지만 불안정하게 공간감이 느껴지는 비트 위에 이현준(Lee Hyun Jun)의 호소력 짙은 보컬로 트랙의 포문을 연다. 이현준(Lee Hyun Jun)은 벌스 내내 감정을 억누르면서 랩을 이어가는데, 점점 감정을 쌓여가다 훅에 다다라서 라이터가 켜지며 불이 붙듯 억누르던 감정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다. 불이 점차적으로 옮겨 가듯 두 번째 벌스에 다다라서 이현준(Lee Hyun Jun)은 더욱더 감정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결국 증폭된 모든 감정은 두 번째 훅에 다다라서 더 격렬하게 폭발한다. 두 번째 훅이 끝나는 순간 비트도 끝나고, 이현준(Lee Hyun Jun)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쓸쓸하게 노래를 부르며 트랙은 마무리된다.

 

이 트랙이 앨범이 끝나고서 기억에 깊게 남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이현준(Lee Hyun Jun)의 섬세한 감정표현. 이 트랙을 비롯해 앨범 내내 몰입감을 높여주는 장점이었지만, 이 트랙에서의 이현준(Lee Hyun Jun)의 보컬에 담긴 감정 표현은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극과 극을 오가며 감탄을 자아낸다. 훅에서 억눌려있던 감정이 폭발할 때, 감정이 폭발하며 앨범 내내 고조되던 갈등이 해소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두 번째, 가사. 이현준(Lee Hyun Jun)은 트랙 내내 사랑에 대한 애증을 담배와 불에 비유하며,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끌리고, 끊기 어려운 담배처럼 사랑이 가진 양면성을 잘 드러낸다. 세 번째, 곤드(Gond)의 프로듀싱. 이현준(Lee Hyun Jun)의 감정을 쫓아가는 곤드(Gond)의 프로듀싱은 이현준(Lee Hyun Jun)이 가진 감정을 배로 이끌어내며 이 트랙에 대한 몰입도를 올려준다.

 

이현준(Lee Hyun Jun)의 모든 감정이 타올랐던 트랙 ‘White Lighter’. 강렬한 인상만큼 깊은 잔향을 남기고 사라졌다.

Jvcki Wai – Go Back (10/24)

필자 김산하

 

‘여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인디펜던트 시절 2017년에 발표한 2번째 EP ‘Neo EvE’의 수록곡 ‘Anarchy’로 이름을 알린 뒤, 인디고 뮤직(Indigo Music) 합류 후 ‘Enchanted Propaganda’를 통해 여성 래퍼들의 게임 체인저가 된 재키와이(Jvcki Wai). 인디고 뮤직과의 계약 종료 이후 그녀의 행보는 소문만이 무성했다. AOMG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를 통한 인터뷰에서 직접 밝혔듯이, ‘최고의 아티스트가 있을 곳은 최고의 레이블인 AOMG’가 아니겠는가. 그녀는 명실상부 윤미래 식 스타일에 갇혀있던 여성래퍼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컴백 싱글 ‘Go Back’은 제목과 달리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곡이다. 언제나 최고의 퀄리티로 다양한 래퍼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는 프로듀서 크루 스머글러스(SMGS)의 대표 주자 노이즈마스터민수(noisemasterminsu)와 주말(Jumal)이 빚어낸 댄스홀(Dancehall) 장르의 비트에 비장한 가사들을 쏟아낸다. 영화 ‘매드맥스(Madmax)’를 모티브로 연출한 뮤직 비디오 또한 역시 재키와이만이 나타낼 수 있는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었다(정작 당사자인 재키 와이는 매드 맥스를 한 번도 안 봤다는 점이 여러모로 대단하다). 필자가 한 번 더 큰 감흥을 느꼈던 부분은 유튜브 CURV 채널을 통해서 선보인 스튜디오 라이브이다. 라틴풍의 색다른 비트 위에 동일한 가사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원곡보다 가라앉은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곡에서 드러난 의지를 더욱 더 독기있게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 원곡을 들은 뒤 꼭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마지막 스캣까지 정말 죽여준다). 퇴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재키와이의 2023년을 기대한다.

 

‘다 뻔해 / 나도 같았다고 출발선은 / 죽었다 깨도 이해 못 해 너넨’

식보이(SIKBOY) – JAWS (Prod. Clayheart) (10/26)

필자 김산하

 

필자가 꼽은 2022 최고의 테크니션이 담긴 랩 싱글. 식보이(SIKBOY)는 2016년 싱글 앨범 ‘Raw Shiit’으로 데뷔하여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래퍼이다. ‘속사포’로 일컬어지는 텅 트위스팅에 굉장한 장점을 보이며, 이를 활용해 ‘Outta My Way’, ‘Fuego’와 같은 싱글을 발표했을 때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따라하는 챌린지를 열어서 SNS에서 나름대로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여기에 참여해서 식보이와 인연을 쌓은 래퍼가 쇼미더머니9에 출연했던 ‘아넌딜라이트’이다.). ‘Jaws’는 2019년 ‘오픈 마이크스웨거’에 선정되어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음원으로 발매한 곡이다. 2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적재적소에 파열음과 텅 트위스팅을 박아넣어 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며, 영화 죠스의 대표 BGM을 샘플링한 비트 위에서 갑작스레 빨라지는 구간에서도 절대 어긋나지않는 박자에 감탄하게 된다. 초기 작업물을 들어보면, 지금보다는 다소 둔탁하고 무거운 발성으로 랩을 하는데, 현재의 날카롭고 정교한 딕션을 갖게 되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실력을 갈고 닦았음을 상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필자도 랩 실력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커버하는 연습을 해보았는데, 자신의 한계만 더 절감하게 되는 씁쓸한 경험이었다. 2023년의 힙합 씬은 식보이와 같은 ‘만 번 깎은 장인’들이 온전한 크레딧을 가져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Rapman 나는 Rockin’ the MIC. 니네 마빡에다 박아 논 빨간 Dot 땡기면 Pow’

Keith Ape – Mull (11/08)

필자 조경준

 

데뷔 이래 키스 에이프(Keith Ape)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던 아티스트였고, 코어한 음악들을 선보이며 많은 매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다. ‘It G Ma’ 이후, 88Rising과 함께 해외 활동을 이어가던 키스 에이프(Keith Ape)는 2021년, [Born Again] 이후 3년 만에 발표된 작품 [MOD : Ape’s Basics in Time and Play]를 발표하며 트랩메탈 장르로의 변화를 선보이며 파격적인 변신을 이어왔다. 2022년 [A.A.T (Aquatic Ape Theory) The Lost Tapes]를 선보이며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그는 열기가 가라앉기도 전 새로운 EP 앨범 [Ape Into Space]를 들고 나타났다.

 

[Ape Into Space]의 트랙 중 제일 인상적이었던 트랙은 1번 트랙이었던 2000년대 힙합의 패러다임을 바꾼 프로듀서 팀 ‘The Neptunes’의 ’Chad Hugo’가 프로듀싱한 트랙 ‘Mull’이다. 요즘은 보기 드문 2000년대 힙합의 트렌드를 바꾼 ‘넵튠스 사운드(미니멀한 구성과 미래지향적인 사운드, 다양한 샘플로 만든 멜로디 라인과 드럼을 활용한 화려한 사운드가 주가 되는 작법. 팝과 힙합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오며 2000년대 힙합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로 구성된 이 트랙은 [Ape Into Space]의 문을 화려하게 열어준다. Chad Hugo는 ‘넵튠스 스타일’의 2000년대 초반의 화려한 메인스트림 힙합 사운드를 구현한다. Chad Hugo의 비트 위에 키스 에이프(Keith Ape)는 여유롭게 가벼운 싱잉랩을 선보인다. 이렇듯 캐치한 랩 디자인과 Chad Hugo의 넵튠스 사운드의 프로듀싱은 이 트랙을 팝적으로 만들어준다.

기존과 다른 팝적인 사운드 위에 랩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키스 에이프(Keith Ape)의 음악이 변했다고 말하면 큰 오산이다. 키스 에이프(Keith Ape)는 가사 속에 약과 관련한 슬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여자, 돈, 파티 등 자신을 과시하는 2000년대 힙합 감성으로 풀어간다. 키스 에이프(Keith Ape)는 Y2K 감성에 힘입어 2000년대 메인스트림 음악으로의 변화를 추구했지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그대로 음악에 투영하였다. 많은 아티스트들의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아티스트 고유의 색을 지키면서 하는 변화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크림 빌라 (Cream Villa) – The Step (11/22)

필자 조경준

 

2010년대 초 부산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크루 그랜드픽스(Grandpics)에서 비슷비슷한 목표를 가진 이들이 모여 크림 빌라(Cream Villa)를 결성하였고, 2015년 첫 번째 정규앨범 [In The Village]를 발표하며 많은 주목을 받는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크림 빌라(Cream Villa)는 새 정규앨범 [Fury]의 작업에 착수한다. 음악적 방향성의 차이로 콰이모(Quaimo)는 크림빌라(Cream Villa)를 탈퇴하고, 댄 클락(Dan Clock)이 영입되었으며 2017년 두 번째 정규앨범 [Creamtopia]가 발표되었다. 이후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앨범 제작이 지연되었고, 콰이모(Quaimo)는 다시 팀으로 돌아왔다. [Creamtopia] 발표 이후 5년의 시간이 흘러 크림 빌라(Cream Villa)의 세 번째 정규앨범 [Fury]가 발표되었다.

 

위 이야기는 크림 빌라(Cream Villa)가 결성되는 순간부터 [Fury]가 발표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이다. 크림 빌라(Cream Villa)의 네 명의 MC는 조용히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 크림 빌라(Cream Villa)의 일대기를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풀어나간다. 수많은 시간 사이 수많은 순간을 한 걸음씩 밟아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멤버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웅장하고 비장하게 다가온다. 또한 훅에 보컬로 참여한 콰이모(Quaimo)의 퍼포먼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콰이모(Quaimo)의 보컬은 밝은 느낌을 가지며 멤버들이 써내려가는 이야기(여러 가지 사정도 많았지만), 결국 크림 빌라(Cream Villa)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반 블랭크(Ban Blank)의 벌스가 끝난 뒤 비트가 변주되며 나오는 콰이모(Quaimo)의 벌스는 콰이모(Quaimo)가 다시 크림 빌라(Cream Villa)에 돌아왔음을 알리며 반가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The Step’은 [Fury]의 인트로 트랙으로서 크림 빌라(Cream Villa)가 걸어온 길을 한 걸음씩 밟으며 크림 빌라(Cream Villa)가 걸어온 서사를 밝히며 앨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웅장하게 포문을 연다. 이 트랙이 엄청난 무게를 갖는 중요한 이유는 탄탄한 라이밍을 바탕으로 단단한 스킬을 선보인 네 명의 퍼포먼스도, 다이나믹한 상황을 겪어왔던 크림 빌라(Cream Villa)의 서사가 절대 아니다.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던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과 열정이다. 결국 이 모든 건 만나서 화려하게 타올랐고, 웅장한 작품의 첫 인트로를 웅장하게 열었다. ‘크림 빌라가 해내길’.. 결국 크림 빌라(Cream Villa)는 해냈다.

KHAN – 나침반 (Feat. UNEDUCATED KID, 수퍼비 (SUPERBEE)) (Prod. R.Tee) (12/17)

필자 염철현

 

‘아직도 거리 냄새가 찐히 베있지’같은 표현이나 가족을 언급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뻔한 클리셰로 다가올 수 있다. ‘시작했어 처음엔 밑 이젠 올라갈 거야 저 위’ 같은 표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본인들의 얘기를 꾸밈없이 뱉을 뿐이고, 오직 본인다운 음악으로 성공한, 혹은 성공에 가까워진 인물들이다.

 

언더에서 주목받는 루키에서 마침내 쇼미 본선까지 이뤄낸 KHAN도, 일부의 폄하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것을 지켜온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와 수퍼비도, 오로지 한 길로 걸어갔기에 지금의 성과들이 있었으며, 떳떳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나침반은 나다웠고’라 말하는 수퍼비, ‘강자만 살아남아 여긴 정글의 법칙 그래서 내가 여기 있지’라는 KHAN의 말은 분명한 설득력을 갖추었다.

 

KHAN 개인에게도, 피쳐링으로 참여한 둘에게도, 드랍 더 비트부터 이어져 온 서사를 이어 나가는 의미 또한 내포된 트랙이었다. 그리고 그 서사의 완성은, 영앤리치 레코즈 입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는 변함없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필자 김산하 인스타그램

우원재 – Uniform (Feat. pH-1) (01/04)
Way Ched(웨이체드) – 시가지 (Feat. unofficialboyy, gamma) (01/11)
oygli, PUFF DAEHEE(퍼프대희), Ugly Duck, 팔로알토 (Paloalto) – 거리로 (02/20)
ZENE THE ZILLA – 빼입어 (Feat. The Quiett) (03/09)
차메인(Chamane) – 가 임마 (04/08)
Fleeky Bang – My Ninjas (04/15)
노윤하 – Far Post (Feat. lobonabeat!) (05/10)
부현석 – 사우나 (07/06)
TEAM NY – TEAM NY In The House (Feat. PUFF DAEHEE) (08/11)
구본겸(RB NINE) – 벤치프레스 (feat. Don Mills) (08/17)
SINCE – Seat Belt (Prod. Tez_Toy & Jumal of SMGS) (08/17)
루피(Loopy) – What You Do (08/27)
JP – billjets (Feat. 쿤디판다) (08/28)
오디(ODEE) – MOFO (08/28)
Blase(블라세), Chillin Homie – Jet Lag (08/31)
Chaboom(차붐), Leebido – 유니더스 (09/01)
사이먼 도미닉, 로꼬, 우원재, 쿠기(Coogie) – TTFU (09/19)
릴보이 – In the Meantime (10/19)
Ian Ka$h (이안캐시) – GTFO (Feat. Fleeky Bang, Chillin Homie, Don Mills) (10/21)
Jvcki Wai – Go Back (Moombahton Ver.) (CURV Live Performance) (음원 기준 10/24, 영상 기준 10/25)
식보이(Sikboy) – JAWS (10/26)
팔로알토 (Paloalto) – PRICELESS (Feat. 토이고) (10/29)
Keith Ape – Mull (11/08)
cwar, 쿤디판다(Khundi Panda) – TARANTULA (11/09)
리듬파워 – 주모 리믹스 (Feat. 신빠람 이박사, 노윤하, 탁(배치기), 루피 (Loopy), Don Mills, 27RING, 박종윤, 디핵 (D-Hack), PUFF DAEHEE (퍼프대희), 토이고 (toigo), 리브 of IRRIS, 가오가이 (kaogaii), 래원 (Layone), 트웰브 (twlv), NY BABY, 이스타) (11/17)
24Oz, 박찬 – Everyday Struggle (11/22)
EK – Can’t Stop (11/29)
키츠요지(kitsyojii) – 홍수환 (Feat. KOR KASH, Polodared) (12/05)
데미노이즈(DAM1NOISE) – SIDE (Feat. YLN Foreign) (12/30)
큐엠(QM) X 프레디 카소(Fredi Casso) – Gucci Talks To Me (Feat. 우원재) (12/30)
필자 염철현 인스타그램

피타입(P-TYPE) – MIC “The Hammer” (feat. Paloalto, Chin) (02/11)
키츠요지(kitsyojii) – 과거는 갔고 미래는 몰라 2 (Feat. 쿤타, 보이비) (02/24)
김태균(TAKEWON) – Won (03/20)
권기백 – 태진아 (Feat. Mopsycho, Hira) (03/26)
다민이(DAMINI) – DOG OR CHICK 3 (03/29)
공공구 (Gonggonggoo009) – 돈 가져와 (03/31)
Lil Moshpit – Yooooo (Feat. 키드밀리, sokodomo, Polodared) (04/01)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 – 릴 이촌향도 (hood2seoul) (04/21)
UNEDUCATED KID – 에어포스원 (05/27)
바이스벌사(Viceversa) – @mclaren (Prod. Ian Ka$h) (05/29)
스카이민혁(Skyminhyuk), 필리 – One for da 깔 (06/30)
Polodared – DDC & Me (07/15)
My Homie Tar – 1301 REMIX (Feat. 한국사람, PAAD, lil trot, 김두철, EK, LIL TRACKTOP, 권기백) (07/17)
VEKOEL(베코엘) – 오색찬란 (07/26)
KING SOUTH G – 내 속도는 야마하 (Feat. taepoong) (prod. King South G & OG) (08/01)
수퍼비(SUPERBEE) – 강남으로 갈게 (08/02)
디보(Dbo) – CHXPSTIX (Feat. Digital Dav, Ted Park) (08/04)
JJK – Free Lesson (Feat. Khundi Panda, DJ Wreckx) (08/19)
Blase(블라세), Chillin Homie – Jet Lag (08/31)
Kor Kash – 트래퍼들의 트래퍼 (09/05)
nineorzero(나인올제로) – Nice Shot (feat. Dbo) (09/14)
한국사람 – 죄인 같은 내 모습 끝을 보내 (prod. 권기백) (09/21)
이윤정, 스월비(Swervy) – 광속행 (우주) (Prod. 팔로알토 (Paloalto)) (09/24)
unofficialboyy, 재지 문(Jazzy Moon) – 한국힙합 (Feat. 쿤디판다, 피타입) (10/01)
NSW yoon – Confidence (Feat. SINCE, hangzoo) (10/12)
이현준 – Windows 95 Launch Dance (10/15)
Jvcki Wai – Go Back (10/24)
팔로알토 (Paloalto) – 변절 (10/29)
크림빌라 (Cream Villa) – 적시 (適時) (11/22)
KHAN – 나침반 (Feat. UNEDUCATED KID, 수퍼비 (SUPERBEE)) (Prod. R.Tee) (12/17)
필자 조경준 인스타그램

허클베리 피 (Huckleberry P) – Wolves (Feat. Liggy, 안병웅, Basick, 다민이, Sikboy, JJK) (01/09)
쿠기 (Coogie) – Good Night (Feat. Be’O) (01/24)
에픽 하이 (Epik High) – 가족관계증명서 (Feat. 김필) (02/14)
oygli, PUFF DAEHEE(퍼프대희), Ugly Duck, 팔로알토 (Paloalto) – 거리로 (02/20)
권기백 – 태진아 (Feat. Mopsycho, Hira) (03/26)
Lil Moshpit – Yooooo (Feat. 키드밀리, sokodomo, Polodared) (04/01)
서울 하이퍼 대학교 (Seoul Hyper University) (chilloud , Lil kirby , Lil Kintexx , Yaon , Qka , MaxOTT) – Night! Night! (04/06)
비오 (Be’O) – Love Me (04/12)
Fleeky Bang – My Ninjas (04/15)
45RPM – Timeless (타임레스) (Feat. Joosuc, Onesun, MC Meta, Carlos, G.R,) (04/17)
Lil Cherry – GGOOM (Feat. Jvcki Wai) (04/28)
다민이(DAMINI) – Dog (05/17)
머드 더 스튜던트 (Mudd The Student) – 사랑은 유사과학 (Feat. 장기하) (06/29)
Polodared – DDC & Me (07/15)
키드밀리 (Kid Milli) – Benzo (08/01)
희라 & 권기백 (Hira & Kwon Ki Baek) – 싸커킥 (Soccor Kick) (Prod. $IG $AUER) (08/04)
JJK – 내 랩은 (08/19)
JP – billjets (Feat. 쿤디판다) (08/28)
바밍 타이거 (Balming Tiger) – 섹시느낌 (Feat. RM of BTS) (09/01)
블랙 핑크 (Black Pink) – Pink Venom (09/16)
지코 (Zico) – 새삥 (Feat. 호미들) (09/06)
저스디스 (Justhis) – This Is My Life (09/08)
피에이치원 (pH-1) – Zombies (09/15)
사이먼 도미닉, 로꼬, 우원재, 쿠기(Coogie) – TTFU (09/19)
이현준 – White Lighter (10/15)
Jvcki Wai – Go Back (10/24)
Keith Ape – Mull (11/08)
랍온어비트! (Lobonabeat!) – 생일 (Feat. Bill Stax) (11/11)
크림 빌라 (Cream Villa) – The Step (11/22)
블라세 (Blase) – Name Tag (Feat. 식케이 (Sik-K), 쿠기) (Prod. GroovyRoom) (12/24)

작성자

  • 염철현

    커뮤니티에 100개 이상의 리뷰를 올린, 자(!)타공인 헤비 리스너.
    여러 웹진에 글을 기고했으나, 매번 아깝게 떨어진 바,
    결국은 이렇게 사람을 모아서 웹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