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국힙 팬덤 문화가 많이 자리 잡았지만, 초기에는 그런 것들은 아이돌 문화라며 배척당하기 일수였다. 흔한 센충이님은 과거부터 이센스의 여고생 팬으로 유명했었고, 그것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팬이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이센스 팬 채널인 “흔한센충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제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 Alike. 이하 BANA) 아티스트들의 팬 채널이라고 해도 무관한….
Q. 저의 편견일 수 있지만, 아직 힙합에 깊이 빠져드는 여성 팬들은 적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아티스트들의 팬으로 유입되기 마련인데, 어쩌다 이센스의 팬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왜 하필 이센스였냐! 라기보다는, 빠져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비슷한 길로 유입된 거나 다름없어요. 중학교 1학년쯤이었나 우연히 사이먼도미닉님의 공연영상들과 작업물을 접하고 난 뒤 AOMG, 특히 쌈디님에게 확 빠졌어요. 그전에도 힙합은 대강 들었었지만 이렇게 꽂힌 적은 처음이었죠.
그러면서 “I Just Wanna Rhyme” 믹스테잎, 일러스트컨퓨전 크루, 지기펠라즈 작업물들을 자연스레 찾아듣게 됐고, 슈프림팀 작품들을 통해 이센스님을 처음 접했어요. 그게 2015년, 중학교 2학년 때였을 거예요. 근데 이 사람 음악을 몇 개 들어보니까 사람이 그렇게 진솔하고 사람 냄새가 날 수가 없는 거예요. 뭐니 뭐니 해도 랩을 너무 잘한다! 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어요.
그 당시에 이센스님 특유의 지렁이 같은 랩핑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날을 기점으로 무언가에 홀린 듯 미친 듯이 이센스님 작업물들을 파기 시작했어요. 당시 스마트폰이 없어서 mp3에 이센스 믹스테잎과 힙합 음악이란 음악들은 모조리 집어넣고 하루 종일 들었던 게 떠오르네요.
근데 막상 팬이 되고 나니까 정작 아티스트를 접할 기회가 아예 없는 거예요. 그때 하필 그곳(?)에 계셨어서… 몇 년간 저에게 유니콘 같은 존재였어요. 그렇게 쭉 좋아하다가 17년도 초에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Q. 이센스님의 오랜 팬으로서, 과거의 모습들이 그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기펠라즈, IK, 슈프림팀…아니면 언컷퓨어 시절이라던가요.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시 보고 싶은 순간이 있을까요?
제가 이센스님의 팬이 됐을 때는 이미 이센스님이 BANA 소속이셔서 그 전 행보들을 곁에서 지켜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론 슈프림팀을 한번 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저를 힙합에 제대로 입문시킨 두 아티스트니까요. 복도에서 맨날 이어폰 꽂고 유캔콜미 이쎈~ 거리던 저인데…
비밀이지만 저 포함해서 셋이 무대에 서보는 상상도 몇 번 했었어요ㅋㅋ 학창 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두 사람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외칠 거예요.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슈프림팀 싱글이 딱 나온다? 진짜 피가 거꾸로 흐를 거 같아요. 근데 사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뭐 꼭 다시 안 뭉쳐도 죽기 전에 싱글 하나쯤은 기대해볼 수…^^ (지기펠라즈 IK 가 다시 뭉친 모습도 웅장해지긴 하네요.)
Q. 팬으로서 음악을 소비하는 리스너들은 많지만, 센충이님처럼 무언가 활동을 하는 리스너는 적은 편입니다. 유튜브 활동을 하신 지도 대략 5~6년 정도 되셨어요. 유튜브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건지, 계기와 목적이 궁금합니다.
팬이 된 후에 유튜브나 여러 플랫폼에서 이센스님 영상을 마구 검색했었는데 당시에는 올라온 영상자료가 많이 없었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비디오를 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잖아요. 포기 안 하고 막 뒤져보니까 힙합 팬들이 너무 좋아할 영상인데 너무 예전에 올라왔거나 조회수가 적어서 묻혀있는 영상들이 수두룩하더라고요. 기획한 게 있었다기보단 이것들을 재조명시키면서 동시에 이센스 관련 영상들을 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일종의 아카이빙 용도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채널을 17살 때 만들었는데 당시에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고 학교에서 학업 외에 노트북 사용은 금지였었어요.
그래서 선생님들 몰래 교무실로 들어가 노트북 꺼내서 영상 만들어 올리고 인강보는 시간에도 유튜브만 잡고 있고… 채널 초기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졌어요. 몰래 만들다 들켜서 노트북을 뺏긴 적도 여러 번 있었고요ㅎㅎ 저희 교장 선생님이 아직도 저만 보면 “전자기기 많이 뺏겼던 애”라고 하실 정도니까요.

Q. 에넥도트 때야 수감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물론 있었지만, 이방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앨범 발매의 텀이 길어지면서, 팬들을 지치게 하는 래퍼잖아요? 그렇게 공백기가 길어질 때, 어떻게 마음을 달래시는지, 비결이 궁금합니다.
딱히 마음을 달래는 비결 같은 건 없는 거 같아요. 다른 음악들 많이 듣기 정도? 워낙 예상치 못한 공백이 여러 번 생겼던 래퍼라서…^^; 내성이 좀 생겼는지 이제는 별 생각 안 들어요. 그리고 저는 아티스트들이 음반을 낼 때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는 건 둘째고, 무엇보다 아티스트 본인이 가장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센스님이 완벽주의 경향이 있기도 하시고요. 밀리면 그냥 아 또 무언가 맘에 안 들어서 갈아엎었구나 하고 기다려요. 막상 발매되면 기다린 만큼의 값을 하는 작업물이 나오니까 인내심도 더 생겼고요. 이런 고충(?)들은 제가 이전에 채널에 영상으로 한번 올린 적 있었는데요. 제가 이센스님 팬의 입장에서 느꼈던 것들이 더 궁금하시다면 ‘이센스 팬 하지 마세요 (Don’t be a lawyer 패러디)’ 라는 영상을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ㅎㅎ
결국 공백기가 긴데도 불구하고 팬들이 이센스 곁에 남아있는 원동력도 다 그 사람의 음악성과 음악성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이센스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발매 시기 예고는 입이 근질거려도 일단 참으세요!!”

Q. 팬 유튜버로서 그저 래퍼들의 영상을 올리는 것 뿐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영상을 제작하시는 시도를 가장 먼저 하신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아키네이터 영상 같은 경우는, 이센스님이 과거 본인 등판에 출연하셨을 때 해당 영상을 직접 보기도 하셨잖아요. 어떻게 제작하게 된 영상인지, 그리고 이센스님이 직접 봐주셨을 때 어떤 기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영상을 올렸을 때가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 반 언저리 정도였고 아직 구독자가 많을 때가 아니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분야 상관없이 콘텐츠를 만드는 거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젠 유튜브도 시작했겠다, 제가 주도하는 영상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어느 날 집에서 아키네이터로 놀고 있었는데 이센스님을 떠올리면서 해보니까 정답에 나오는 거예요. 그 질문들이 너무 재밌어서 ‘아 이걸 한번 찍어봐야겠다.’ 싶었죠. 막상 찍고 나니 부끄러워서 목소리도 변조하고,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이 더 재밌게 볼까?’라는 나름의 연구(?)도 했었어요.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지나고 저도 그 영상을 잊어갈 때쯤에 본인 등판 피디님이 메일을 하셨어요. 이번에 이센스님 컴백 콘텐츠를 촬영하는데 이센스님이 센충이님의 영상을 보시는 장면을 콘텐츠에 넣어도 되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아 당연히 오케이였죠!! 그 당시에 저는 ‘아 그냥 촬영하다가 스윽 스쳐 지나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웬걸 그게 아니라 완전히 보셨더라고요. 더군다나 제 목소리가 담긴 제 영상을요…
본인 등판 영상 나온 날 저는 광주에서부터 고속버스 타고 열심히 이방인 팝업스토어로 가고 있었어요. 와 근데 버스에서 그 장면 보자마자 기절할 뻔했죠. 놀라움, 행복, 부끄러움이 순서대로 머리를 때렸어요.
그때가 이센스님이 저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알아주시는 순간이었고요. “얘 알아요.”라고 하실 때 유튜브 시작하길 너무 잘했다고 스스로를 백만 번 칭찬했었어요. 센스님이 이런 말 들으면 부끄러워하실 수 있지만 저에게 있어서 어떤 전설 같은 존재의 머릿속에 제가 기억된 거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 날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사인회에서 센스님을 직접 만났어요.
이센스의 사인회라니, 두 번 다신 없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제는 저의 존재를 알리겠다 다짐했죠. 양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밝히니까 웃으시면서 “어 너가 걔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거 끝나고 나오는데 진짜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런 일로 울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아요.
Q. 이외에도 수많은 영상에서 이센스님을 향한 팬심이 드러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센스 틱톡 라이브를 봐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리액션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채널의 대문 영상이기도 하고, 센충이님의 팬심이 가장 엿보이는 영상이라 생각하는데… 리액션 영상을 찍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ㅋㅋㅋ 그 영상 정말 화제가 됐었죠. 제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지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 당시에 코로나가 터져서 한참 동안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갈 수가 없었어요. 코로나 터지기 직전까지 거의 주말마다 센스형 콘서트 보려 서울을 들락날락했었거든요. 공연장을 오랜 시간 못 가니까 우울하고 온몸이 근질거리고…
그러던 와중에 틱톡 라이브 일정이 올라온 거예요. 너무너무 기다렸던 순간이었다고 보니 라이브를 보는 저를 담고 싶었어요. 그 전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었고 그냥 공연 날 당일에 더 찍어야겠다 싶어서 엄마 핸드폰을 빌려서 촬영했었어요. 이상하게 담겼으면 안 올릴 생각이어서 마음은 편했는데 만약 올리게 되면 처음 얼굴을 공개하는 거니까 떨려서 열심히 얼굴을 꾸몄던 기억이…ㅎㅎ (비록 마스크를 썼지만)
다 끝나고 찍힌 걸 확인해보는데, 맙소사,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라이브를 보는 저를 보면서, 제 팬심을 한 번 더 확인했어요.
그렇게 편집해서 올렸는데 댓글 반응이 하나같이 똑같았습니다. ‘니가 여자였냐고!!!’ 댓글이 몇백 개 달린 걸로 기억하는데, 지분 90% 정도가 다 저에 관한 얘기라서 재밌고 신기했어요. 팬심 하나로 열심히 유튜브를 하고 있지만 사실 제가 주인공 욕심이 좀 쎄서… 게다가 실물보다 잘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대문 영상으로 쓰고 있습니다.ㅎㅎ
Q. 유튜브에 업로드 하기 위한 영상을 기획하는, 본인만의 계획이나 루틴이 있을까요? 영상의 주제를 선정하는 방법이나, 소스들을 어디서 마련하는지 (제보도 많이 받으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궁금합니다.
따로 계획하기보다는, 살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우연히 둘리 주제가를 찾아 듣다가 어 이 애니메이션에 이오공(250)님의 노래에 붙여봐야겠다! 같이요. 물론 신곡같이 고정적으로 올라가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 외에는, 콘서트 직캠 제보를 받거나 시청자분이 보고 싶은 영상을 댓글로 적어주시면 만들어드리기도 해요. 특히 직캠은 제 구독자층이 BANA 팬분들이다 보니 아쉽게 콘서트를 못 간 모든 분이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정해진 틀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BANA 관련해서 흥미로운 것들은 싹 다 끌어모으는 중입니다.
그나마 저만의 규칙이라고 할 만한 건, 가능한 한 꾸준히 활동하는 것과 최대한 다양한 아티스트분들의 영상을 올린다는 점 같네요.
지금은 대학 생활 중이라 갈수록 정신없지만, 아예 그만두는 일은 없을 거고요!! 제가 자주 올리지 않는 BANA 아티스트분들은 대부분 새로운 소식이 없는 분들이라, 뭐라도 올라오면 아마 제가 또 움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얘기가 나와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 채널이 독단적이기보다 팬분들의 허브 역할을 했으면 해요. 저 혼자서만 채널을 만들어가기보단 사람들이 이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채널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제 이메일로 랩 커버 영상, BANA 아티스트분들 곡에 춤추는 영상, 피아노 치는 영상 등등 정말 다양하게 제보받고 올렸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화력이 시들해지긴 했더라고요. 혹시나 이걸 읽으시는 모든 분, 저는 언제나 환영이니 같이 컨텐츠 해보고 싶은 분들이나 리믹스, 재능기부 영상 등등 보내주고 싶으신 분들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편하게 보내주세요. ^_^
Q. 이센스님에 대한 깊은 팬심에도 불구하고, 이때는 정말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시기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방인 발매 전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에서 “Say Fuck E-Sens”라며 호응유도를 할 때 진심으로 Fuck 외친 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ㅋㅋㅋㅋ 말씀하신 경우는 센스형의 의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앨범 밀려서 미안하니까, 여기서 나한테 욕 하면서라도 풀어라!’ 뭐 이런 거 아니었을까요?
딱히 기억나는 시기는 없지만 굳이 꼽으라고 하면 앨범 미뤄질 때? 특히 작년 4월쯤에 대략 1년 안에 ‘Blanky Munn’s Unknown Verses Vol. 2’가 나올 거라는 소식이 떴었거든요. 이센스 좀 오래 들었다 싶은 팬들에게는 완전 벅찬 발표였던 거죠. 믹스테잎 작업물들을 아직도 돌려 듣는 저에게는 진짜 감동적인 뉴스였는데, 아직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어요.
공백기일 때 사운드클라우드의 반년에 한 번씩 미공개 곡 하나라도 풀어주면 팬들은 그걸로 버티는데, 아직도 사운드클라우드에는 19년도에 올라온 곡이 마지막이고요. 아 말하면서 갑자기 뭔가가 끓어오르네요. 애증의 관계인 거 같아요. (농담~)
Q. 이센스님은 매 앨범마다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몇 안 되는 분입입니다. 믹스테잎 시절, 슈프림팀, 그리고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에… 특히나 더 애착을 가지게 되는 작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The Anecdote’ 앨범, 그중에서도 특히 ‘Back in time’을 가장 좋아해요. 그게 가장 사람 이센스의 모습을 담은 곡인 거 같아요. 그냥 툭툭 내뱉지만, 자신의 이야기잖아요. 그런 이센스만의 솔직함이, 이 사람의 가장 큰 매력같아요.
제가 중고등학교를 산구석에 있는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보냈거든요. 가사처럼 아침에는 풀냄새가 가득하고, 정말 시내까지 딱 1시간이 걸려요. 저의 2번째 고향 같은 곳에서 6년을 보내는 내내 ‘Back in time’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아직도 도입부만 들으면, 그 풀내음이 나는 거 같아요. 신기하게도 이센스님의 신보들이 나와도 백인타임이 항상 제 마음속 넘버원이에요.
Q. 다음 질문은 좀 무거운 질문을 해볼게요. 팬의 입장에서 유튜브를 시작하셨지만, 아무래도 센충이님은 이센스님 뿐 아니라, BANA에 계신 다른 아티스트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시잖아요? 그분들 중에서는 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센충이님도 씬에 대한 나름의 고찰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특히나 최근에 채널에 올리신 심야님의 인스타 라이브 영상에서는, 한국에 힙합이 없다는 강도 높은 비난이 나오잖아요.
사실 저는 힙합에 대해서 잘 모르고, 요새는 커뮤니티도 거의 안 들어가요. 그래서 이런 질문에 제가 감히 답할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국에 힙합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뱉고 소신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어요. 외국이랑 비교하긴 어려운 게 애초에 살아가는 환경과 사회적인 분위기부터가 다르잖아요. 그 속에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힙합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어요.
다만 그런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디깅하는 리스너의 크기가 너무 작을 뿐이죠. 쇼미더머니 같은 방송들도 대중들이 힙합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지만, 그 표면을 뚫고 안으로 깊이 들어가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소수인 거 같아요.
그게 제가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고요. 우연히라도 들어보게 만들고 싶어요. 제가 그런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끼칠 수 있는 매개체를 가지게 되었으니…. 그때 심야님도 ‘한국의 힙합은 100퍼센트 망해버렸다!’ 를 의도하고 하신 얘기는 아니었을 거예요.
덧붙이자면 요즘 힙합의 구분 선이 희미해져서 그런 건지, 한국에서 유독 힙합이 다른 장르에 비해 갈라지거나 정의되어야 한다는 경향이 강한 거 같아요. 뭐랄까… 이 음악을 애정한다는 걸 무기 삼아서 저 음악을 공격하고. 그냥 본인이 듣고 무언가 느껴지면, 그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듣는 관점이 다르니까요.
이런 주제에 대해 혼자 오랜 시간 고민해 본 적도 많은데 구체적으로 들어갈수록 어렵고 복잡해져서 사유를 포기했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방향이든 진심으로 이 씬을 애정하는 리스너라면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는 거예요. (강요는 아니고…ㅎㅎ) 커뮤니티 활동도 활동이지만은 직접 공연도 보러, 가고 피지컬 앨범도 사고. 그런 적극적인 과정을 통해서 씬이 더 커진다고 믿거든요. 작년에 좋은 앨범들도 많이 나왔고요. 그늘에서 늘 좋은 음악을 들려주시는 분들 모두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 참고로 센스형 공연은 기회가 되면 꼭 가보세요. 이어폰으로 듣는 거랑 차원이 달라요!!
Q. 앞서서도 말했듯, 5~6년 정도 유튜브 활동을 이어 나가셨잖아요.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무래도 이센스님을 향한 팬심이셨겠지만, 센충이님도 힘든 순간이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유튜브 활동을 해 오시면서 언제가 가장 힘드셨을지 궁금합니다. (이센스님 등 영상의 대상을 향한 비난이라던가, 센충이님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없으셨는지, 만약 있었다면 그런 것들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기억이 없어요. 유튜브 활동은 제가 정말 즐거워서 하는 일이거든요. 개인 채널이다 보니까 압박도 없고 딱히 업로드 주기를 정해놓지도 않았고요.
그냥 제가 덕질(?)하려고 만든 것들을 세상에 공개하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심심할 때 제 채널 돌려보곤 하거든요.
제 취미생활의 일부일 뿐이고 이게 일이라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저와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즐겁고요. 이젠 어떤 반 오피셜(느낌)이 된 것에 대한 작은 의무감도 생긴 거 같아요. 아 물론 스트레스 없이요! 댓글도 대부분이 비난보다는 응원해주시는 내용이라서 항상 감사해요.
어쩌면 제 우상이었던 아티스트들이 제 존재를 알아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힘든 게 다 사라져서 기억을 못 하는 걸 수도 있겠네요.
Q. 혹시 다른 팬 채널들과도 교류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엠비션/데이토나 영상을 주로 올리시는 1124tt님이라던가…
아 1124tt님!! 정말 OG… 존경합니다. 교류하는 다른 팬 채널은 딱히 없는 거 같아요. 왕따라서… 장난이고요. 가끔 서로의 채널에 댓글을 달았을 때 알아봐서 답글로 인사드리는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아 본 팬 채널은 없어요. 아 제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던 힙합 유튜버분과 함께 컨텐츠 하나 제작하자고 대화 나눈 적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무산되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다른 팬 채널 분들하고 재밌는 무언가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질문은 모두 끝났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실까요?
살다 보니 인터뷰도 하게 되고 너무 신기해요. 저 덕분에 BANA에 입문했다, 덕분에 콘서트 처음 가봤다 등등 댓글 볼 때가 가장 기쁘고, 앞으로도 쭉 이 에너지를 전하고 함께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도 재밌는 영상들 많이 올리겠습니다. 좋은 기회 주신 다라실 미디어도 정말 감사합니다. 힙합 팬분들 모두 화이팅해요!!!!!!!


흔한 센충이 유튜브-https://www.youtube.com/@K_hiphop

국힙 최고의 유투버 흔한센충이를 응원합니다. 멋져요
이센스, 김심야 모든 바나 아티스트 팬이어서 이런 분들의 신보나 예전 영상들을 주기적으로 올려 주시는 노력(진짜 존경 할 부분). 그리고 바나 아티스트를 더 파고 들 수 있게 해준 유튜버 분이셔서 정말 자주 챙겨보는 유튜버(바나뽕은 위대합니다.) 오랫동안 행복한 채널 운영하시길 바랍니다.
처음엔 단순히 이센스가 좋아서 팬심으로 시작했지만 지속적으로 영상을 편집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나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 흔센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흔한센충이 채널은 한국힙합에 꼭 필요한 채널임이 확실합니다~ 늘 응원합니다.